[도중하차] 나와 마녀식 아포칼립스

나와 마녀식 아포칼립스 1 - 8점
미나세 하즈키 지음, 홍경화 옮김, 후지와라 와라와라 그림/학산문화사(만화)


     "...현재의 세상 사람들에게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모양이니까. 암재라는 건- 물질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애매모호한 개념량. 간단히 말하자면, 존재의 이개념의 존재, 라고나 할까?"

      "예를 들면 너는 지금 이곳에 있어. 그건 동시에 '이곳에 없다'라는 사실을 부정하고 있음을 의미해. 그거나 마찬가지야. 존재의 이면에 존재하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존재의 힘... 그런거지."

     "암재에는 주로 두 가지 설질이 있다. 하나는 기지관측성. 즉 그 존재를 절대적으로까지 확신하는 것에만 암재는 '존재하는 것'으로 인식된다. 또 하나는 현상간섭성- 암재가 세계를 개변하는 이외개입을 행하는 재료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 존재의 이면이라면, 거꾸러 거슬러 올라가 존재 그 자체를 조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야. 천을 잡고 끌어올리면 산 모양이 되지만, 안쪽에서 눌러도 산은 만들어지지. 어쩌면 이면에서만 가능한 일도 존재해."

나와 마녀식 아포칼립스 1권, pg. 68-69 발췌



     ...약 7년 전만해도 이런 문장이 나오면 "오오, 획기적이야!" 라고 하며 온갖 칭찬을 아끼지 않았는데. 나이가 먹어서 그런가, 아니면 단순히 생각하기가 귀찮아서 그런가, 분명 작가가 나름 고심했을 이런 설정이 조금 심하게 말하면 말장난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으음, 마법&이능력물-혹은 설정물은 슬슬 구입 자체를 멈춰야 될 거 같네요.

     아, 설정을 따로 놓고 봤을 때, 스토리는 꽤 괜찮습니다. 제목 그대로 아포칼립스적인 분위기가 작품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데, 곳곳의 섬뜩할만한 전개는 분명 주목할 요소입니다. 무엇보다 표지의 히로인이 귀여워요 -ㅅ-/ 적어도 작품 자체의 완성도는 매우 높다고 생각합니다.

     단, 일본에서 3권(2007년 6월 발매) 이후 소식이 없습니다[...]


다음 감상은 <하느님의 메모장 4권>입니다.



by PHugsy | 2009/12/01 13:00 | 라노벨 Talks | 트랙백 | 덧글(4)

바보와 시험과 소환수 5권 - 오오, 드디어 누님 등장...?!

바보와 시험과 소환수 5 - 8점
이노우에 켄지 지음, 김애란 옮김, 하가 유이 그림/대원씨아이(단행본)


1. 연령별 캐릭터 포화완료

     동급생 두 명. 로리 한 명. XY 두 명. 하렘전개로는 부족함이 없는 연령대(및 성별) 구성이지만, 역시 누님이 빠져서야 하렘은 완성되지 않습니다. 저 자신이 누님연방이기 때문에 이번 5권의 누님의 등장은 그야말로 환호성을 지를 수 밖에 없는 전개. 단, '친누나'라는 점이 맘에 안 듭니다! 이 작품의 분위기상...쩝, 여러 가지 의미로 아쉽네요[...]. 뭐 하여간 개인적으로 꼭 맘에 들었던 누님 캐릭터 요시이 아키라의 등장입니다. 솔직히 일러스트 상의 이미지는 책의 내용물하고 약간 미스 매치라고 생각합니다. 기모노를 입고 뒷머리를 틀었다면 싱크로 백프로였을지도[머엉].


2. 히메지의 추적

     제 기억으로는 4, 5권은 비교적 시마다의 비중이 높았던 거 같은데 이번 권으로 그 차이를 어느 정도 좁힌 거 같은 느낌입니다. ...조금 의문인 것은 전권까지 본적이 없던 복선(머리핀)이 5권에 와서 갑자기 등장한 것 정도일까요[먼산]. 아니, 등장 자체는 빈번했던 거 같은데 이번 권에서 조금 어색할 정도로 부각된 것 같습니다. 아마도 히메지와 요시이의 초등학교 시절하고 관련이 있는 거 같은데, ...사실 전 이번 권까지 이 둘이 같은 초등학교를 나왔다는 것조차 몰랐어요. 같은 초등학교를 나왔습니다~라고 서술되니까 아, 그렇구나~라고 받아들이는 수 밖에 없었던[...]. 뭐 하여간 여러모로 과거에 연이 있어 보이는 두 사람입니다. 시마다는 귀국자녀니까 시간에 의한 인연 자체의 깊이는 히메지의 압승일지도 모르겠군요.


3. 이쯤에서 아키라 누님에 대해 몇 마디

     후기에서 역자분이 존대말을 충실히 살리셨다고 했는데, 매우 적절한 초이스였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이 시리즈에서 아키라 누님과 겹치는 캐릭터성을 가진 녀석은 한 명도 없으며(쇼우코와 조금 비슷할지도 모르지만), 여러 근친 발언[...]을 통해 작품의 개그 분위기에 훌륭히 녹아들었습니다. 이제 이 시리즈는 아키라 누님 없이는 생각하는게 불가능할 정도로, 5권에 등장했지만 요시이의 바보 생활에 밀접한 관련을 맺을 수 있는 멋진 여성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학교 생활이 아닌 일상생활 쪽에서의 활약을 기대합니다. - 하지만 메인은 역시 학교 쪽이므로 히메지나 시마다에 비하면 캐릭터 비중은 상대적으로 떨어지겠죠오...orz 선생님이 되지 않는 한...음, 잠깐 어째 이번 권에서 약간 복선이 깔린 거 같은데 정말로 후속권에서 선생으로 등장할지도[...]. 학벌 하나는 확실하니 -ㅅ-....


4. 그나저나 쿠도 아이코

     ...얘 누군가요? 왜 갑자기 5권에서 레귤러 멤버로 쳐들어오는 건가요?[...] 워낙 눈길이 가지 않는 녀석이라 무시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무츠리니와 애정전선을 그리기 시작해서 당황해버렸습니다. 전권에서 이 녀석이 펼친 활약에 대해 아시는 분은 부디 제보부탁드립니다. 전혀 기억나지 않는 캐릭터에요[...].


다음 감상은 <나와 마녀식 아포칼립스 1권>입니다.



이글루스 가든 - 라이트노벨을 읽어봅세

by PHugsy | 2009/12/01 12:37 | 라노벨 Talks | 트랙백 | 덧글(8)

이브의 시간 - Are you enjoying the time of eve?


1. 이브의 시간

     이브의 시간이라는 찻집이 있습니다. 골목 구석, 발전소 부근에 자리한 이 가게는 하나의 방침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로봇과 인간을 구별 짓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로봇은 안드로이드의 증표인 머리 위의 링을 지우고 입장하며, 인간은 그 어느 손님이든 인간으로 대우하며 이야기하는 것이 이 가게의 특별한 룰입니다. 각 손님의 프라이버시를 지키기 위해, 한 손님이 퇴장하면 출입문은 자동으로 잠시 폐쇄되어 미행을 미연에 방지합니다.


2. 이해를 위한 노력

     이 작품은 단 하나의 발상의 전환으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보통 로봇 관련 이야기가 나오면 인간이 로봇을 이해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많지만, <이브의 시간> 이 벡터를 반대로 전환해 로봇이 인간을 이해하고자하는 전개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라고 처음에 생각했는데 시점이 역시 인간 주인공을 중점으로 두다 보니 상대적으로 그런 "로봇의 고민"은 많이 다뤄지지 않았습니다. 리쿠오의 하우스로이드인 사미가 유일한 거 같네요. 하지만 사미가 너무 귀여워서...아무래도 좋아졌습니다[어이]. 아마 미래세계에 이런 로봇들이 생기면 전 350% 도리계(안드로이드에게 감정이입을 하는 사람)가 되겠지요. 자신있습니다[퍽]


3. 로봇 제3원칙

     아마 슬슬 대중적으로 이 3원칙은 알려졌으리라 봅니다. 제 기억으로는 러시아 작가 아시모프의 소설, I, Robot 에 나온 원칙인데 실제로 인공지능 테크놀로지에 인용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참으로 합리적이고 간단하며 논리적인 원칙 세 가지입니다.

     제1원칙 :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입히지 않는다.
     제2원칙 : 1원칙에 반하지 않는 이상, 인간의 명령에 따른다.
     제3원칙 : 1, 2원칙에 반하지 않는 이상, 자신을 지킨다.

     그런데 2화에서 마사키는 이 3원칙의 허점, "거짓말"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로봇 시점에서 생각했을 때, 인간에게 해를 입히지 않는 이상 거짓말이라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이야기. 이야아, 이건 저도 몰랐던 부분이라 공부가 됐습니다. 확실히 거짓말은 저 3원칙에 저촉 받지 않는군요. ...거짓말이라는 것은 정말 인간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만약 로봇이 거짓말을 하기 시작한다면 정말 이래저래 감정이입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주 단순한 예로, 지금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가 히키코모리인 여러분[...]을 도우기 위해 사용 한 시간이 지나면 에러 메시지를 띄우면서 자가적으로 바이러스를 퍼뜨리면 어떨까요[...응?]. 물론 그렇게 프로그램한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이 그렇게 한다는 전제로. ...뭘, 어쩌겠어요. 새 컴퓨터 견적 뽑아야죠[...].
     크흠, 하여간 그런 얘기가 아니라 그냥 단순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사용하고 있는 기계가 갑자기 거짓말을 하기 시작하면, 어쩌시겠습니다?

     섬뜩할 필요 없어요 폐를 끼칠 리가 없습니다. 1원칙에 반하니까요. 중요한 포인트는 그냥 단순한 거짓말 뿐만이 아니라 사용자를 지키기 위한 화이트 거짓말을 기계가 할 때, 기계는 인간의 모습에 더욱더 가까워진다는 부분입니다. 사실 거짓말은 원숭이도 합니다. 하지만 누군가를 위한 거짓말은 인간이 유일합니다(아니...뭐, 다른 동물도 할지도 모르지만, 이를 시험할 수 있는 심리실험은 아직 배우지 않았기에...) 과연, 기계는 제1원칙에 근거하여 이런 인간적인 특징을 얻을 수 있을까요? ...글쎄요, 제가 엔지니어가 아닌 이상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브의 시간>에서는 가능하다고 표현되었습니다.


4, 상처의 정의

     무엇이 상처를 주는 것일까요. 육체적인 상처, 정신적인 상처. 마음의 상처. 상처라는 말의 정의는 주관적인 입장에서는 얼핏 간단해보이지만, 객관적으로는 쉽게 선악을 판단할 수 없는 형태의 상처가 많습니다. 하나의 상처가 있으면 이를 둘러싼 인간 각각의 해석방법이 있고, 그리고 그 해석에 대한 판단 또한 인간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자, 그럼 이 상처라는 정의를 기계에게 심어주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될까요? 간단합니다. 학습하면 됩니다. <이브의 시간>은 인간과 기계, 서로의 이해의 장소이기도 하며, 배움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비록 기계와 인간이 배워나가는 과정 자체는 신경세포와 0과 1의 세계, 각각 틀리지도 모르지만, 서로 같은 환경에서, 같은 언어로, 같이 이해할 수 있는 미래로 나아가고자 한다면 그 어떤 불일치도 조화로 이뤄어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이상론일 뿐이지만요.


5. 스토리 외적인 요소

     일단 캐릭터가 너무 맘에 드네요. 등장 캐릭터가 원체 적어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개성이 뚜렷하고 매력적인 인물들이 워낙 많이 등장해서 왜 6화 밖에 안 한 건지 의문이...들지는 않습니다. 판매량 문제겠죠. 네[...]. 워낙 띄엄띄엄 주기로 나왔기 때문에 임팩트를 주는 것도 실패한 거 같고요. 게다가 5화까지는 전부 대략 15분 분량이었다는 것도 좀. 퀄리티를 신경 쓰는 건 좋지만 그래도 하고 싶은 얘기가 너무나 많아 보였는데 6화까지밖에 안 하다니.... 최소 1쿨은 해도 전혀 무리가 없을 뛰어난 소재인데[후우]. 뭐어, 하여간, 캐릭터 외에는 역시 연출. 3D와 2D의 조화가 아주 훌륭하네요. 코믹함을 위한 정적인 앵글과 몽환감을 주는 뽀샤시 씬까지. 정적인 씬을 약간 남발하는 감이 없잖아 있지만 샤프트의 대화 연출방식보다는 백배 낫습니다[먼산]. 개인적으론 위트가 엿보이는 두 남주인공의 대화도 나이스. 요즘 그냥 냅다 만담 대화로 밀어부치는 모 작품하고는 격이 틀립니다[...].



by PHugsy | 2009/11/30 13:08 | 아니메 Talks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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